취임 6개월 만에 회원 10배로 늘리는 등 협회 활성화해
전국규모 대회 개최해 장애인 탁구에 대한 관심 일으켜
장애인전용탁구장 건립해 운동할 수 있는 환경 조성앞장

지난 달 10일 부천체육관에서 제 1회 전국장애인탁구대회가 열렸다. 대회 개최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낸 인물은 문창연 부천시장애인탁구협회장. 회장 취임 6개월 만에 큰 대회를 치룰 정도로 왕성한 활동력을 보여주고 있는 문창연 회장을 만나 그 간의 협회 활동과 앞으로의 포부에 대해 들어보았다.<편집자>


-부천시장애인탁구협회를 맡게 된 계기를 말씀해 달라.
=어려서부터 탁구를 좋아했다. 십대 소년 시절부터 탁구를 치면서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스트레스 등을 풀기도 하는 등 생활에 많은 활력소가 되었던 것 같다. 이후 성인이 되어 가정을 이루고 아이들을 낳아 기르는데 중학생이던 아들이 하루는 성적이 많이 떨어져서 크게 상심한 적이 있다.


전교에서 늘 1등을 하던 아이가 수학을 80점을 맞았는데 큰 충격을 받아 몸에도 이상이 오더라. 그래서 안 되겠다 싶어서 운동을 시켰다. 공부도 중요하지만 건강하게 자라는 것도 중요하니까.


그래서 이후 아들이 축구도 하고 나중에는 탁구도 했는데 부천으로 이사 와서 부천고에 진학하고 고교 졸업 후 서울대 문리대에 입학해 아마추어 탁구대회를 나가는 등 열심히 활동했다. 현재 아들이 탁구닷컴 이라는 탁구 관련 용품 인터넷 쇼핑몰을 운영하고 있고 탁구관련 단체에서도 활동 할 정도로 탁구에 대한 애정이 깊다.


국제탁구대회가 있으면 아들이 영어로 통역도 해주면서 장애인 탁구선수들과 접하기도 했다. 하루는 아들이 장애인들이 탁구를 치는데 아버지께서 단체를 맡아 장애인들이 탁구를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면 어떻겠냐고 하더라. 그래서 흔쾌히 한다고 말하고 부천시장애인탁구협회장을 맡게 된 것이다. 지난 해 12월에 위촉을 받고 올해 2월에 취임식을 가졌다.


-회장에 취임한지 불과 몇 개월 만에 큰일들을 많이 하셨다.
=처음 협회를 맡았을 때 회원이 50명 정도 되었다. 그런데 홍건표 부천시장님께서 장애인에 대해 각별한 관심을 가지고 계셔서 도와줄 것이 있으면 말씀하라고 하시더라. 그래서 장애인 회원들에게 탁구를 가르칠 코치가 있으면 좋겠다는 것과 실내체육관이 있으니 장애인 탁구대회를 하고 싶다고 말씀드렸다. 시장님께서 흔쾌히 도와주셔서 추경예산에 코치비용과 대회 개최 예산을 세워주셨다.


장애인 회원들을 가르치는 전문 코치가 있는 협회는 전국에서 부천이 유일하다. 한 여름에도 에어컨 시원하게 틀어주고 코치도 있고, 공을 주워주는 자원봉사자도 있어 운동하기에는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어서 회원이 점점 늘어나기 시작해 현재 500명이 넘는다. 부천은 물론이고 시흥에서도 올 정도로 호응이 높다. 모든 운동이 그렇지만 옆에서 지도해 주는 사람이 있으면 실력도 금방 늘고 재미도 더 많이 느낀다.


회원들이 늘어나면서 눈에 보이는 성과가 나타났고 지난 10월에 제 1회 부천시장 배 전국장애인탁구대회를 개최하게 되었다. 전국에서 많은 선수들이 참가해서 성황을 이루었는데 정말 가슴이 뿌듯했다. 장애인들이 한 자리에 모여서 실력을 겨루는 모습을 보면서 이것이 바로 재활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라.


사실 대회당일 시장님께서 집안에 중요한 일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일을 연기하고 대회에 참석해 주셨을 정도로 많은 애정을 가지고 계신다. 이 모든 것이 홍건표 시장님께서 적극적으로 도와주신 덕분이다. 늘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부천은 탁구와 인연이 깊은 편이다.
=맞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유승민도 부천 출신이고 오정초등학교에 탁구부가 있어 걸출한 선수들을 많이 육성했다. 장애인 탁구를 활성화 시켜 부천을 탁구의 메카로 만들고 싶다. 그래서 탁구 전문 체육관을 만들려고 계획하고 있다.


탁구대 하나를 설치하는데 약 10평의 공간이 필요하다. 그래서 300평 되는 공간을 확보해 30여 대의 탁구대를 설치하고 이 가운데 30%는 장애인 전용으로 할당하는 것이다. 그러면 장애인들도 마음껏 탁구를 칠 수 있고 비장애인들도 탁구를 즐길 수 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한 공간에서 운동을 할 수 있어 장애인에 대한 비장애인의 인식도 개선하고 사회 통합도 이룰 수 있는 작은 장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가장 보람을 느끼실 때는 언제인가.
=중도 장애를 입으신 분들은 한 번쯤은 자살을 생각해 본다고 하더라. 예전의 모습처럼 생활하기 어렵기 때문에 좌절을 느끼고 세상살이에 힘겨움을 느낄 수밖에 없다. 정부나 사회의 관심이나 지원은 적고 개인이 극복하기에 장애는 너무나도 힘겹다.


그래서 술로 괴로움을 달래거나 포커나 고스톱에 빠져드는 경우를 쉽게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분들이 운동을 통해 새로운 활력을 얻고 세상 속에 나오는 모습을 보면 정말 기쁘다. 우리 협회 관계자도 탁구를 통해 인생이 바뀌었다.


회원 가운데 한 분은 등산을 갔다가 낙상해 병원에서 6개월 동안 입원할 정도로 큰 부상을 입었다. 게다가 얼굴을 다쳐 세상에 나서기가 꺼려졌는데 탁구를 치면서 사람들과 어울리는 법을 다시 알게 되었고 지금은 정말 밝은 모습으로 협회에서 활동한다. 하루는 그 회원이 탁구를 치게 되어 자신의 인생이 바뀌었다며 고마운 마음에 직접 만든 비누를 선물해 주었다. 그게 내 기쁨이자 보람이다.


-협회를 이끌어가면서 어려운 점이 있다면.
=재정적인 부분에서 어려움을 느낀다. 회장으로서 협회를 끌어가기 위해 개인적으로 투입해야 하는 부분들이 있다. 취임식도 사재를 털어 진행했고, 협회에 나오는 회원들과 식사를 할 때도 회장이 전적으로 부담하고 있다. 내가 사업을 하던 사람도 아니고 탁구와 장애인에 대한 애정으로 이 일을 하게 되었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움을 느끼는 것은 사실이다.


-부천에 많은 인맥을 자랑하고 계신다.
=고향은 전북 부안이다. 전북대 재학시절 총 학생회장을 했다. 총 학생회장을 하면서 고등학교에서 교사 생활을 했는데 사실 학생들하고 나이차이가 그렇게 많이 안 났다. 그래서 선생이기 전에 선배, 형님으로 대하고 지금 제자들이 부천에서 많이 활동하고 있어서 그 덕을 많이 본다.


교사 생활 이후 김태식 전 국회 부의장 비서실장을 지내는 등 국회에서 16년 정도 경험을 쌓았고 지난 2003년 지방선거에는 부안군수 선거에 출마하기도 했다. 이제 정치에는 뜻이 없지만 그동안 맺어온 소중한 인연들을 통해 좋은 일들을 많이 하고 싶다.


-탁구를 통해 생계를 해결하는 장애인 회원이 있는지.
=탁구는 생계는 안 된다. 장애인체육은 생활체육과 엘리트체육이 합쳐져 있다. 엘리트를 육성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떤 면에서는 생활체육과 엘리트 체육이 하나로 되어 있는 것이 더 힘이 셀 수 있다고 생각된다.

-장애인들과 생활하면서 달라진 점이 있다면.
=장애인들은 결속력이 좋다. 정신적으로도 많은 도움을 주어야 한다. 하루는 협회 관계자와 이동을 하는데 턱이 있어서 휠체어를 밀어주다가 인도의 돌에 걸렸는데 휠체어가 넘어졌다. 그 때 깨달은 것이 장애인은 소중하게 대해주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비장애인에게는 보행에 아무 지장을 주지 않는 돌멩이 하나도 장애인에게는 큰 지장을 줄 수 있지 않은가.


-앞으로의 포부를 말씀해 달라.
=앞서 말한 장애인전용 탁구장을 건립해 집에만 머물고 있는 장애인들이 밖으로 나와 운동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 집에서만 생활하느라 답답함을 느끼는 장애인 분들은 모두 환영한다. 운동을 통해 새로운 삶을 알아가셨으면 좋겠다.


정리=오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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