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면허 취득해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세요"

올해부터 지방거주 장애인 위한 자동차 운전 순회교육 실시
운전면허 취득으로 생활 반경 넓어지고 사회참여 활발해 져

또 10년 전 국립재활원에서 운전면허를 취득한 이광규(지체1급 남, 40)씨는 추락사고로 하반신 마비가 되었는데 운전하면서 “다리가 마음대로 움직여 액셀에 다리가 닿아 힘들었다”며 “처음에는 사고날까봐 도로에 나가기도 무서웠다”고 운전교육의 어려움을 전했다. 하지만 운전면허를 취득 후 “사람들도 많이 만나고 어디든지 갈 수 있어서 좋다”며 “지금은 취미생활로 휠체어댄스 동호회 활동을 하고 있다”고 웃으면서 말했다.
국립재활원(원장 허용)은 운전면허 교육을 받기 어려운 지방 거주 장애인을 위해 올해부터 장애인운전 순회교육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올해 첫 순회교육 대상자는 부산에 살고 있는 대학생 최상현(가명, 뇌병변 3급)씨이며, 작년 국립재활원 운전면허 교육을 신청하고 대기자로 기다리다 순회교육 대상자가 되어 지난 2월 15일부터 4일 동안 부산에서 운전교육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그동안 전국적으로 운전교육을 신청함에 따라 장기 대기기간(겨울에는 신청 후 바로 교육이 가능하지만 여름에는 3~4개월 정도 기다려야 함)이 발생하고 지방에 거주하는 장애인은 서울에 있는 국립재활원까지 직접 와야 운전교육을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순회교육 실시로 지방에 있는 장애인도 편리하게 운전면허를 취득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장애인 전용 운전교육장은 전국에 국립재활원과 송파구 단 두 곳뿐이다. 그것도 거주지에 상관없이 배울 수 있는 곳은 국립재할원이 유일하다.

현재 운전전문학원에서도 장애인 운전교육이 실시되고 있지만 중증장애인 및 기초생활수급 장애인은 운전교육을 받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국립재활원 운전교육 담당 이종태씨는 장애인 운전교육시설 부족에 대해 “운전학원은 200평 이상이 필요한데 부지비용과 차량 구입비용, 인건비, 시설비 등 돈이 많이 들어서 장애인 전용 운전교육장을 만들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국립재활원에서는 지난 1994년부터 장애인의 단순한 신체적 재활을 넘어 사회에 적극적인 참여기회를 제공하고 독립적 생활을 가능하기 하기 위해 병원 옆에 장애인 전용 운전교육장을 마련하고 운전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운전교육은 교육장에서 이루어지는 장내기능교육과 면허시험장 도로주행코스에서 운전하는 도로주행교육, 그리고 운전면허를 취득한 중도장애인을 대상으로 도로연수를 위한 운전적응교육 등으로 나누어 실시하고 있으며, 기능교육은 하루에 2시간 20분씩, 도로주행은 2시간씩, 운적적응교육은 1시간 20분씩 5일 교육과정으로 운영된다.

교육대상은 기초생활수급권자는 장애등급에 상관없이 운전을 배울 수 있으며 수급권자가 아닌 경우 뇌병변, 지체 장애인은 1~4급, 청각 장애인은 2~3급까지 가능하다. 교육비는 무료다.

신청방법은 장애인 복지카드 운동능력측정 합격증을 가지고 유선과 팩스 전송을 통해 하며 되고, 운전학과 시험을 합격한 뒤, 장내기능 12시간, 도로주행 10시간 교육을 통과하면 면허증을 취득할 수 있다. (한 번에 모두 합격할 경우 10일이면 면허증 취득 가능)

하루에 장내기능 4명, 도로주행 1명, 운전적응 1명, 이렇게 6명 정도씩 교육을 받고 있으며, 1년이면 350명 정도 된다고 한다. 또 휴일을 제외하고 평일 5일 동안은 연중 쉬지 않고 교육이 진행된다.

예전에는 영업을 위해서는 1종 면허증을 취득해야했지만 지금은 2종 면허만 있어도 영업을 할 수 있게 되어 대부분 자가운전을 목적으로 면허를 취득하는 경우가 많다.

지난주 월요일부터 도로주행 연수를 받고 있는 김지연(가명, 청각2급 여)씨는 “첫날 연수를 나갔을 때는 연습장이 아닌 도로이기 때문에 긴장을 많이 했었는데 이제 3일 정도 지나니까 긴장감이 사라졌다”면서 “면허를 취득하면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여행을 가고 싶다”고 말했다.

또 10년 전 국립재활원에서 운전면허를 취득한 이광규(지체1급 남, 40)씨는 추락사고로 하반신 마비가 되었는데 운전하면서 “다리가 마음대로 움직여 액셀에 다리가 닿아 힘들었다”며 “처음에는 사고날까봐 도로에 나가기도 무서웠다”고 운전교육의 어려움을 전했다. 하지만 운전면허를 취득 후 “사람들도 많이 만나고 어디든지 갈 수 있어서 좋다”며 “지금은 취미생활로 휠체어댄스 동호회 활동을 하고 있다”고 웃으면서 말했다.

<미니인터뷰>
국립재활원 재활훈련과 운전교육담당 이종태씨
올 1월에 새 차를 구입했다는 이광규씨의 차 안을 살펴보니, 핸들 오른쪽에 손으로 브레이크와 가속 페달을 조절할 수 있는 핸드컨트롤이 장착되어 있었다. 왼손으로는 핸들을 잡고 오른손으로는 핸드컨트롤을 이용해 운전을 한다. 핸드컨트롤은 대부분 수입품이기 때문에 최고가 120만 원 정도 한다.

척수장애인들은 다리 떨림 현상으로 액셀레이터나 브레이크를 건드릴 수 있기 때문에  위험을 방지하고자 의자 앞부분에는 경련방지판이 설치되어 있다.

국립재활원에서는 이번에 차량 4대를 새로 구입했다. 여기에는 블랙박스와 내비게이션도 설치되어 있는데 이는 순회교육을 위해 지리를 잘 모르는 강사와 사고위험을 염려하는 훈련생을 위해서라고 한다.
또 얼마 전 2명의 강사를 더 채용해서 지금은 장애인운전교육을 담당하는 강사가 총 5명이 있다.

장애인 운전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강사 김남성씨는 예전에 한 훈련생이 교육 후 건네준 쪽지를 보고 이 일을 하는 보람을 느꼈다고 한다. 그 쪽지에는 ‘그동안 힘든 일도 많았지만 잘 극복하며 살아왔다. 운전교육은 나에게 날개였다. 나에게 날개를 달아준 선생님께 감사드린다’라는 내용이 적혀있었다.

김남성씨는 “운전을 할 수 없는 사람들에게 더 많은 도움을 드리고 싶다”면서 “그런 분들에게 운전을 가르쳐서 앞으로 더 많은 장애인들에게 날개를 달아줄 것”이라고 말했다.
순회운전교육에 대한 문의는 02)901-1559로 하면 된다.

이지혜 기자

<미니인터뷰>
국립재활원 재활훈련과 운전교육담당 이종태씨

이지혜 기자
-일한지는 얼마나 되었나.
=1999년부터 11년 째 장애인을 위한 운전 교육을 하고 있다.

-운전교육은 어떻게 진행되는가.
=교육초기에는 원리원칙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제동 및 가속, 핸들조작 등의 계기조작 연습과 직진 및 좌우회전 등의 기초교육을 하고 그 후 기능시험 채점기준에 의해 연결식코스 연습을 실시하게 된다.

-비장애인과 장애인 운전교육에 있어 차이점이 있다면.
=일반적으로 장애인은 수동제어장치 등 운전보조장치를 사용함으로써 별도로 적절한 사용을 위한 연습을 필요하고 뇌병변 장애인의 경우 뇌손상으로 인해 인지기능과 지각기능이 부족한 경우가 있어 교육효과를 높일 수 있는 교육방법과 평가가 필요하다.

-어느 정도 훈련하면 면허를 취득할 수 있는지.
=뇌손상으로 인해 운전 장애가 없는 경우와 핸들조작을 위한 팔 등의 근력이 부족하지 않은 경우에는 5시간~12시간 정도 교육을 받으면 운전면허를 취득할 수 있다.

-기억에 남는 교육생이 있다면.
=경수장애인 중에서 팔의 근력이 부족하여 핸들조작이 여의치 않았던 훈련생이 있었는데, 추운 겨울에도 땀을 비 오듯 흘리면서 힘들게 핸들조작 연습을 하여 시험에 합격했다. 그 학생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장애인 운전교육장에서 일하면서 느낀 점은.
=장애인들이 적극적으로 교육에 임하고 운전면허를 취득하고자하는 의지가 높아서 면허취득률도 비장애인에 비해 떨어지지 않아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장애인 운전교육 강사로서 바라는 점이 있다면.
=경수장애인들은 우리나라에서 사용되는 운전 장치로는 운전을 할 수가 없다. 그래서 외국에서 개발되는 조이스틱시스템이나 서브핸드컨트롤 같은 적은 핸들조작이 가능한 장치가 도입되어서 휠체어 채로 운전석으로 올라타고 하차할 수 있는 개조한 차량이 필요하다. 그런 차로 경수장애인들을 교육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장애인 중 운전을 두려워하는 사람들에게 한마디.
=지금은 운전 보수장치가 많이 개발되어서 근력이 적은 사람이라도 운전할 수 있게 시스템이 잘되어 있다. 핸들보수장치도 많이 개발되어 있고 적은 힘으로도 운전이 가능한 차량이 있으니까 교육받으면 어렵지 않게 운전할 수 있을 것이다.

이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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