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장애인 재활의 산실 삼정사회복귀시설 해피니스(Happiness)

쌀쌀한 바람이 부는 아침에 부천시 삼정동에 위치한 삼정종합사회복지관 부설 삼정사회복귀시설 해피니스를 찾았다. 사회복귀시설이라는 이름이 낯설지만 이곳은 정신장애인의 사회복귀 촉진을 도모하기 위해 지역사회 내에서 훈련을 행하는 시설로 부천에는 한라종합사회복지관과 삼정종합사회복지관 두 곳에 사회복귀시설이 있다. 현재 삼정사회복귀시설에는 하루 평균 20~30명의 정신장애인이 매일 방문하여 훈련에 참여하고 있다.

약물 및 증상 관리에 많은 도움 줘

김표민 팀장은 정신질환은 고혈압, 당뇨와 같은 만성병으로서 환자는 약물과 스트레스 조절을 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증상이 심해지는 급성기에는 조절이 안 되기 때문에 입원해서 치료를 받는 경우가 많으며 해피니스에서는 퇴원한 정신장애인을 대상으로 약물 및 증상을 관리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경제적 어려움이 가장 힘들어

정신질환은 오랜 기간 관리가 필요하기 때문에 환자들의 경제적 부담이 크다. 종합병원에서 진단을 받고 한 달 정도 입원 진료를 받는데 병원비가 3~4백만 원 정도 나오는데 어느 정도 경제적인 여유가 있는 사람도 몇 번 진료를 받게 되면 경제적으로 어려움에 처할 수밖에 없다.


김 팀장은 정신장애인들이 치료를 받으면서 근로활동을 할 수 없기 때문에 경제력이 낮아져 결국 수급권자가 되는 경우가 많다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무엇보다 20세에서 50세 까지 한창 일 할 수 있는 연령대의 환자들은 가족들이 지원하는데도 한계가 많다고.


그래서 정신장애인들의 최종목표는 직업재활이라고 김 팀장은 설명한다. 일을 하고자 하는 욕구가 굉장히 많고 돈을 벌어야 독립적인 생활이 가능하기 때문에 해피니스에서도 이 부분에 중점적으로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고 한다.

사회적 편견이 취업의 가장 큰 걸림돌
정신장애인에 대한 일반인들의 편견 가운데 하나가 지적장애인과 혼동한다는 것이다. 지적장애인은 지능지수가 낮은 것이지만 정신장애인은 질환을 앓기 전에 가지고 있던 지식과 기술을 그대로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적절한 관리만 있다면 얼마든지 일을 할 수 있다고 김 팀장은 강조한다. 정신병원에 한번 입원한 것 때문에 낙인이 많이 찍혀 가지고 있는 고급 기술들을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를 보면 안타깝다고.


해피니스에서는 일자리를 찾아주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지만 사회적 편견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사회복지사들이 생활정보지에 나온 업체에 일일이 전화를 걸어서 일자리 섭외를 하는데 정신장애인 이라고 하면 100개 업체 가운데 1곳만 관심을 보일정도로 우리 사회의 정신장애인에 대한 편견의 벽이 높다.

독립취업 VS 지지취업
정신질환이 있다는 것을 숨기고 일을 하는 경우는 독립취업이라고 하는데 정신장애인들은 스트레스에 민감하기 때문에 환경이 조금만 바뀌어도 적응하는데 어려움을 느껴 한 달도 채 못 되어 일을 그만 두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특히 정신장애인들의 경우 약물관리가 중요한데 약을 먹으면 노곤하거나 졸음이 올 수도 있어 이러한 부작용이 일을 하는데 방해가 된다고 약을 임의로 중단하기도 해 결국 상태가 악화된다. 그래서 해피니스에서도 독립취업에 있어 기관의 역할은 과연 무엇인가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한다고. 지지취업은 구직 단계에서 고용주에게 정신장애인임을 알리기 때문에 사회복지사가 처음 얼마간은 같이 가서 일도 해주고 약물관리도 해주기 때문에 독립 취업 시 겪는 어려움이 덜하다.


지원취업은 제조업이 많은 편이지만 고용주가 정신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임금을 처음부터 터무니없이 낮게 주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정신장애인들은 취업에 대한 많은 고민을 한다고 한다. 많은 정신장애인이 수급권자인 형편을 고려할 때 최소 50만원에서 최대 100만원의 급여를 받기 위해 수급권을 포기하면 만약에 있을지 모르는 병원 치료에 대한 걱정을 한다는 것. 그렇다고 아르바이트 수준의 일을 하려니 임금이 너무 작아 정신장애인의 재활의지를 꺾는 원인이 되고 있어 이 부분은 딜레마로 남아있다.

정신장애인에 대한 사회의 관심과 지원 절실
김 팀장은 우리나라는 정신장애인에 대해 더욱 세밀한 관리가 이루어 질 수 있도록 지원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정신장애인이 지역사회 안에서 마땅히 갈 곳이 없어 무조건 병원에 입원하는 경우는 선진국에서 보기 힘든 일이라는 것. 김 팀장은 호주의 경우 지역사회 안에서 정신장애인의 질환 정도에 따라 흡수하는 시스템이 갖추어져 있다며 정신장애인에 대한 지원이 거의 전무한 우리나라의 현실에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또한 정신장애인 가족들의 고통도 심하기 때문에 가족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제도적 지원이 시급하다.
해피니스의 월 이용료가 4만 5천 원 정도이지만 교통비와 점심 식대 등이 부담이 되어 이용을 꺼리는 경우가 많아 지원이 필요하다.

당사자 연구 도입해 실시 중
해피니스에서는 지난 9월 일본 베델의 집으로 연수를 다녀왔다. 김 팀장은 베델의 집에서 실시하고 있는 당사자 연구를 도입해 해피니스에서 실시하고 있는데 호응이 좋다고 한다. 당사자 연구란 자신의 병을 자신이 연구하는 것으로 의사나 사회복지사에게 전적으로 의지하는데서 벗어나 자신의 병에 대해 인정하고 증상이 생기면 몸에 어떠한 변화가 오는지 유형을 파악해 대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자신의 병을 자신이 제대로 파악하므로 서 병에 대한 두려움도 낮추고 재발률도 낮춘다고 한다. 얼마 전 실시한 캠프에서 일본 연수 결과에 대해 토론하고 연구하면서 해피니스에서는 망상연구팀, 불안연구팀, 기분연구팀, 강박연구팀 등 4개의 분과로 나누어 당사자 연구를 적용하고 있다. 캠프에 참가한 정신장애인들도 다른 이들의 사례를 들으며 자신의 질환을 인정하는 등 변화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김 팀장은 이제 시작 단계일 뿐이지만 내년에도 이러한 철학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연구를 해 나갈 것이라며 삼성복지재단에 프로포절을 내어 1천만 원의 기금 지원을 받게 되어 더욱 활발하게 연구가 이루어 질 것을 보인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오혜진 기자 

▲ 그룹 활동 모습 - 동료들과 함께 어울리는 것도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
▲ 콘센트 조립 작업이 이루어지는 작업장의 모습
▲ 작은 일거리도 정신장애인들에게는 큰 힘이 된다.
▲ 컴퓨터를 배우고 있는 이용자들의 모습

해피니스 이용 문의 - 032)323-3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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