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향과 함께 자립의 꿈 키워나가요"

평택시청 내 장애인이 운영하는 커피전문점 '위드커피'
최상급 원두로 만든 커피 입소문 타고 꾸준한 매출 올려
취업 어려운 지적 장애인들의 새로운 자립모델로 떠올라

 

 지난 6월 18일 평택시청 내에 장애인이 운영하는 커피전문점 '위드커피(with coffee)'가 문을 열었다. 지방자치단체 청사 안에 장애인이 운영하는 커피점이 들어서는 것은 평택시가 처음으로 현재 6명의 장애인들이 자립의 꿈을 키워나가고 있다.

  개점 두 달여, 위드커피의 장사가 잘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안고 평택시청을 찾았다. 커피점이 시청 로비에 근사하게 자리잡고 있을 것이라는 예상을 하고 갔던 터라 위드커피를 처음 본 순간 약간의 실망감이 들었다.

  생각보다 작은 규모의 커피점은 의자나 탁자가 제대로 구비되어 있지 않아 커피를 마시며 대화를 나누는 장소로서의 역할을 하기는 힘들어 보였다.

  그러나 조금 지켜보니 계속해서 커피를 주문하는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장애인 직원들을 교육시키고 업무를 지도하는 주현숙 메니저는 "공간적인 부분에서 아쉬움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신관에 젊은 층의 직원들이 많이 있어 오히려 판매에는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전했다.

  보통 커피전문점에서 빵과 케이크 등을 함께 판매하는데 비해 여기서는 커피와 생과일주스만 판매한다. 주현숙 메니저는 "위드커피의 개점 당시 시청 매점 등 이미 영업을 하고 있는 곳들을 고려해 음료만 판매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더운 날씨에 어울리는 아이스카페모카를 한 잔 주문하고 기다리니 조금 있다 커피가 나왔다. 가격은 2천 5백원으로 시중의 커피전문점의 절반에 불과했지만 맛은 뒤떨어지지 않았다. 오히려 풍부한 커피향이 입안에서 감돌아 요근래 마셔본 커피 중에 기억에 남을 만했다.

  카페모카는 엉성하게 만들면 너무 쓰거나 너무 달기 마련인데 위드커피의 카페모카는 모카와 커피가 적절히 조화를 이루어 어느 하나에 치우치지 않은 맛이었다.

  커피맛에 대한 비결을 물으니 바로 '좋은 원두'를 쓰는 것이라고 주현숙 메니저는 답했다. 판매 전날 원두를 볶아서 가져오기 때문에 신선한 원두의 향이 살아있고 원두도 좋은 것을 쓰기 때문에 커피 맛이 좋을 수 밖에 없다는 것. 또한 평택시에서 시설을 할 때 기계를 좋은 것으로 구비해 커피 맛이 더욱 좋다고 한다.

  단순히 장애인이 만드는 커피라서 사먹기 보다는 맛이 있어서 사먹어야 장사도 잘되고 성공적인 모델이 될 수 있기에 품질 좋은 원료를 아끼지 않고 쓰는 것은 결국 꾸준한 매출로 이어진다
주현숙 메니저에게 하루 매출에 대해 물었더니 "구체적으로 밝힐 수는 없지만 원두를 사가지고 오는 도매점에서 이 정도  원두가 나갈 정도면 장사가 잘 되는 편이라고 해서 매출이 나쁘지는 않은 것 같다"고 말한다.

  여섯 명의 장애인이 한 꺼번에 일하는 게 아니고 돌아가면서 훈련도 받고 일을 하느라 이 날은 세 명의 인원이 커피점에서 일을 하고 있었다.

  손님이 없는 틈을 타 장애인 직원들과 대화를 나누어 봤다. 모두들 출근을 하고 동료들과 일을 하는데에 큰 기쁨을 느낀다고 했다. 출근하는 모습을 보고 부모님들은 기특해 하며 좋아한다고 입을 모아 말한다. 손님이 갑자기 몰려서 많은 주문을 소화해 내야 할 때는 어려움도 느끼지만 잘 만들어 손님께 드릴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고. 계속 서 있어야 하는 일이라 지칠 때도 있지만 손님 앞에서는 내색하지 않으려고 한다며 프로의식을 보여주기도 한다.

  3개월은 훈련기간이지만 다음 달 부터는 임금을 지급해야하기에 주현숙 메니저는 약간의 부담감도 느낀다고 한다. 장애인고용공단에서 보조금이 지급되면 최저임금은 맞춰줄 수 있어 장애인과 가족들 모두 좋아한다고 주현숙 메니저는 덧붙였다.

  장애아동의 부모이기도 한 주현숙 메니저는 "장애아이를 키우다보니 장애인 직원들을 훈련시키고 같이 일하는게 어렵지 않다"며 "송탄출장소에 개점한 위드커피 2호점의 메니저를 만났는데 저를 보더니 장애인직원들을 잘 이해하지 못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을 털어놓기도 했다"며 나름대로의 고충이 있음을 전했다.

  취업이 어려운 지적장애인들에게 생활의 터전이 되고 자립의 꿈을 키워 나갈 수 있는 위드커피, 이 곳에서 장애인들이 밝은 모습으로 즐겁게 커피를 만드는 모습을 보니 저절로 미소가 나온다.

오혜진 기자

▲신관 1층 로비에 위치한 위드커피, 손님이 끊이지 않고 찾아온다.

  

▲ 좋은 원두로 만드는 커피는 향도 진하고 맛도 좋은 법. 바리스타 교육을 받은 장애인 직원이 커피를 만들고 있다.

▲항상 손님에게 웃는 얼굴로 대하는 장애인 직원들은 이미프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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