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인 학대 예방 도서 증보판 발간
장애인 참정권 행사 관련 사업 진행계획
재활상담전문가로 장애인 고충 귀 기울여


성남시 한마음 복지관내 1층에 자리하고 있는 성남시장애인권리증진센터(센터장 김무웅, 이하 센터)는 지난 2012년 전국 지자체 가운데 최초로 설립되어 올해 5 년째를 맞고 있다. 센터는 최근 발달장애인 학대 예방을 위한 도서 ‘나를 알아줘’의 증보판을 출간하며 장애인의 권리구제와 인식개선에 한 단계 더 도약하고 있다. 김무웅 센터장을 만나 책을 출간하게 된 배경과 올해 역점 사업 등을 들어봤다.

-센터가 하는 주요 업무는 무엇인가?
장애인 권리구제와 인식 개선이 두 축이다. 한국사회에서 장애인들은 힘이 없고 권리는 찾는데 여전히 취약하다. 센터 자문 변호인 4명이 활동, 법률자문을 해주거나 소송을 맡고 있다. 장애인 권익 옹호를 해줄 수 있는 단체와 연계하기도 한다. 시와 함께 센터 인권 점검반이 시설 등에 인권침해가 없는지 실태 조사를 한다. 경찰과 협약을 맺기도 한다.
인식 개선도 중요하다. 차별의 원인중의 하나가 장애인을 보통 인간들과 똑같이 취급해주지 않은 사회적인 잘못된 생각 때문이다. 이 부분을 해소하기 위한 다양한 교육 활동을 한다. 교육은 인권교육과 인식개선으로 크게 나눈다. 초중고에서 많이 하고 비장애인과 전문가를 대상으로 하기도 한다.
성남시 장애인 편의시설 앱도 운영하고 있는데 중증 장애인들의 이동권(접근권)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예를 들어 분당선 야탑역 검색을 하면 장애인들이 어떻게 이동할 수 있는지  편의시설 정보가 나온다.  그 외 장애인 일자리 창출이나 장애인 정책 계획서를 시에 제안하기도 한다.

-올해 특별히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 있다면
=대선이 있는 해이기 때문에 장애인 참정권 관련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 장애인들은 투표에 참여하더라고 자기의사 결정이 포함되지 않은 투표행위를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장애인들이 스스로 투표권을 행사 하는 데에 많은 어려움이 있지만, 이럼 점을 극복 할 수 있는 참정권 사업을 펼칠 것이다. 또한 장애인 인식개선이나 홍보 관련 포스터를 시리즈로 만들 계획이다. 지체장애인의 날에는 지체장애 관련 포스트 만들어 관공서나 장애인 기관에 홍보하고 발달 장애인의 날에는 발달 장애인 관련 포스트를 시리즈 만들 예정이다.

-요즘에는 어떤 상담 사례가 많은가?
=최근에는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성폭력 등의 중대한 사건을 다루기도 했다. 현재 소송 진행 중인 사건도 있으며, 일반인의 상식으로는 이해하기 힘든 폐륜 사건도 드러나고 있어 센터의 임무가 막중해지고 있다. 최근에는 90대 어르신이 전동휠체어를 타고 서현우체국에 일을 보러 가셨다가 입구에 진입하기 위해 여러 번 시도를 한 끝에 계단에서 굴러 떨어지는 사고를 당하셨다. 경찰과 동행해 CCTV를 확인한 결과 양쪽으로 문을 열수 있는 큰 유리문 중 한쪽이 잠겨 있어 비좁은 곳을 전동휠체어가 진입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성남시신체장애인협회의 이수탁 회장의 도움으로 전동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이 문을 열고 들어가 보는 현장시연을 한 결과 역시 진입은 불가능했다. 무엇보다 도우미 벨도 문 안쪽에 있었다. 결국 어르신은 사망하셨는데 설상가상으로 병원에서는 지병인 백혈병으로 인한 병사라고 사망진단을 내려 어떤 해결책도 내지 못한 상황이다. 해당 우체국은 오래전에 지은 건물로 출입구 진입로 등의 설치와 관련해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었지만 현재 장애인들이 사용하고 있는 전동휠체어로는 진입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또한 아직까지 우체국으로부터 제대로 된 사과도 못 받았다. 이에 센터 자문 변호사를 어르신의 보호자와 연결 해 주어 소송을 진행 중이다. 이외에 부동산· 휴대폰 사기 등 경제범죄 관련 상담이 많다. 장애인들이 범죄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좋은 상담을 하기 위해 성남시 복지금융상담센터와 연계해서 풀어가고 있다.
 
-발달장애인 학대 예방도서 ‘나를 알아줘’ 증보판을 발간했는데 책 소개를 부탁드린다.
=센터에서 국내 최초 발달장애인 학대 예방을 위한 도서 “나를 알아줘”의 증보판을 출간했다. 이 책은 2016년 처음 출간했는데 발달장애를 가진 작가가 자신만의 언어와 그림으로 표현하고, 사회복지사가 글을 덧붙여 완성했다. 또한 46명의 발달장애인들의 감수를 거쳐 발달장애인들의 생각과 표현이 생생하게 담길 수 있도록 중점을 두고 쉬운 문장과, 친숙한 삽화들로 구성됐다. ‘나를 알아줘’는 방대한 학대 유형에 대해 실제 사례들을 바탕으로 장애인들이 스스로의 권리를 쉽게 이해하고 스스로 지킬 수 있도록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는 도서이다. 장애인 학대편 “나를 알아줘”를 시작으로 발달장애인의 의사소통 지원을 위한 △장애인 복지시설 이용 계약서, 개별화계획서 △장애인 복지시설 최저서비스 기준 △근로계약서 및 취업규칙 △성남시 랜드 마크 안내서 등을 지속적으로 출간할 계획이다.

-장애인들이 스스로의 권리를 찾기 위해서 더 보강되어야 할 점이 있다면?
=지난해 총선에서 비례대표 장애인 국회의원이 없어졌다. 정치권에서 장애인을 소홀히 한 것이다. 합법적인 제도권 통로를 통해서 장애인들이 목소리를 내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다. 시의회나 도의회 등 정치권 인재를 많이 배출하고 조직화 되어야 한다. 제가 성남시지역사회복지협의체 대표를 맡고 있다. 13개 분과에 장애인들이 참여 할 수 있도록 많이 도왔다. 장애인 당사자의 참여가 중요하며, 발달 장애인은 특히 부모나 전문가들이 대신 역할을 해주어야 한다.

-센터에 오게 된 계기가 있는지.
=이전에는 서울시립남부장애인종합복지관의 총무기획 및 직업재활을 담당했으며 전국장애인체육대회 서울시선수단 총감독을 역임했다. 또 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 고용개발원 정신지체팀장을 역임했다. 그 후 미국에서 가족들과 함께 9년 동안 체류하면서 재활상담을 공부하고 돌아왔다. 2015년도 8월에 한국에 돌아와서 대학교에서 강의를 하다가 2015년 12월에 센터장으로 오게 되었다.

-미국에서 재활분야에 대해 공부도 하고 오셨는데 우리나라에 접목시킬 점도 많은 것 같다.
=미국은 80여 년 전 부터 각 분야별로 복지정책을 펼쳐왔다. 우리나라도 앞으로 복지라는 테두리의 영역을 세분화 해 더 전문적으로 접근하게 될 것으로 본다. 한국직업재활학회 부회장을 맡고 있는데 재활상담사의 국가자격증 제도도 준비 중에 있다. 아직 시행령과 시행규칙이 확정된 것이 아니지만 장애인 복지법에 근거해서 내년부터 국가자격 시험을 치른다. 복지부에서 연구용역을 받아 진행하고 있기도 하다. 직업재활상담사는 졸업하고 재활분야 2년의 현장 경험, 사회복지사는 재활분야 5년 현장 경험이 있으면 시험을 볼 자격을 주기로 한 것으로 알고 있다. 공공 복지서비스들이 영역별로 유형별로 보다 전문화된 인력이 양성돼 좀 더 양질의 서비스를 주는 체재로 가야 한다.

- 경기복지신문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은?
=2000년대 이전까지는 장애인복지의 패러다임은 재활이었다. 재활 패러다임은 철저하게 전문가 중심으로 이루어져 장애인들은 수동적으로 참여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2000년대 초반부터 자립패러다임으로 바뀌었다. 전국에 자립생활센터가 많이 생겼다. 전문성은 떨어지지만 장애인들이 스스로 센터를 만들어 동료(peer) 치료, 즉 장애 당사자의 어려움을 아는 사람들이 서로 상담을 해주었다. 그사이에 생긴 것이 인권 패러다임이다. 장애인 인권도 보편적 가치로 인정하고 장벽 없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장애인 이동권이 보장되지 않아 40대 이상 장애인 중 바다를 못 본 분들도 있다. 일할 권리 즉 노동권도 마찬가지다. 장애인들은 취업을 잘 못하고 일자리가 여전히 부족하다. 사회적 변화가 더욱 필요하다. 경기복지신문을 보는 많은 독자들이 인권침해를 당하거나 차별을 당했을 때 항상 저희 센터는 문이 열려 있으니 찾아 주셨으면 좋겠다. 또 주변에 장애 당사지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성남시민들 중에 숨겨져 있는 장애인 인권 침해 사례가 많다. 남의 일 이라고 생각하지 마시고 적극적으로 센터나 가까운 경찰서나 주민 센터에 신고를 해주시면 도움을 줄 수 있다, 장애인들이 차별 받지 않고 사회에서 동등한 존재로 함께 살 수 있게 하기 위해 저희를 많이 활용하고 쓰기 바란다. 여러분의 신고가 인권사각지대에 방치된 장애인을 구할 수 있다.
장상옥 기자
(성남시장애인권리증진센터 031-725-95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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