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 불편한 장애인 문화충족도 만족
낭독공연시리즈 통해 문화 나눔 지속

 

락버스 극단 박소윤 대표(앞줄 가운데)와 단원들이 활짝 웃고있다.

지난 2014년도부터 시각장애인을 위한 낭독 공연과 수업을 진행해오고 있는 극단 '락버스(樂bus)'(대표 박소윤)가 올해는 인천과 고양시에서 장애인 교육 사업을 진행한다. 고양시에 위치한 경기장애인인권포럼에서 휠체어 장애인들을 대상으로 하며, 인천에서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입체낭독뮤지컬 창작교육을 한다.
장애인 인식 개선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 중인 입체낭독뮤지컬 창작교육은 시각의 제약으로 인해 공연예술에 대한 접근이 어려운 시작장애인들에게 듣기와 말하기 그리고 노래 등 다른 감각에 집중할 수 있게 구성하였으며, 입체낭독뮤지컬의 제작과 전 과정을 직접 체험하고 발표회를 통해 뮤지컬 배우가 되어 무대에 오르는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러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극단 ‘락버스’는 2008년 연출, 작가, 배우를 중심으로 창단되어 작년 2015년까지 약 20편의 공연을 했다. 창작극을 비롯해 명작, 낭독공연, 음악극 등 연극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형태의 공연예술을 시도하고 있으며 이와 함께 장애인 등을 위한 찾아가는 낭독공연시리즈를 통해 문화 나눔을 지속해오고 있다. 인간과 세상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과 센스 있는 비판, 공감 어린 시선을 지향하고 있다.
박소윤 대표는 “극단의 이름은 즐거울 락(樂), 사람이 타고 다니는 버스(Bus), 즐겁게 달려가는 버스라는 뜻”이라고 밝혔다. 이어 박 대표는 “버스를 타면 많은 사람들이 타고 내린다. 그 사람들 각각의 사연들이 있을 것이고, 많은 사람의 수만큼 사연들도 다양할 것이다. 즐거운 사연, 괴로운 사연, 구구절절한 사연, 가볍고 신나는 사연으로 다양한 이야기들을 관객들에게 재미있게, 흥미롭게, 감동받을 수 있게 전달하고 싶은 마음에 지었다. 즐겁게 어디든 달려가서 공연을 하고 싶은 마음을 담아 지었다.”고 덧붙였다.
교육사업의 대상을 점차 넓혀가며 발전의 발전을 더해 대상자들의 더 만족스러운 사업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극단 ‘락버스’를 만나 낭독공연 및 창작교육에 대해 얘기를 나눠봤다.

 

낭독공연을 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
-장애인 교육 사업은 2014년도부터 하게 되었다. 2013년도에 배우들끼리 ‘크리스마스 파티를 하자’는 의견이 나왔다. 하지만 그냥하면 재미가 없으니까 대본을 하나씩 가져와서 대본 낭독 공연을 하자는 얘기가 나오게 됐다. 일을 진행할수록 일의 규모가 커졌고 낭독 공연이니까 ‘시각장애인들에게 들려주면 어떨까’라는 의견도 나오게 됐다. ‘좋은 일도 하고, 공연도하고, 파티도 하고’라는 생각을 하며 즐겁게 진행을 했고, 의미가 좋다보니 사람들이 몰려들게 됐다. 그런데 마침 단원의 동생분이 장애인이라 여러 군데 장애인시설에 찾아가는 공연을 펼쳤다. 재능기부라는 생각으로 1년에 4작품정도를 공연하게 되면서 장애인들이 우리의 작품을 보고 싶다고 의견을 내어 또 하게 되었다. 공연을 몇 차례 하던 중 ‘같이 해보는 것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었고, 마침 장애인들도 참여하고 싶다고 얘기를 하여 창작교육 수업을 하게 됐다.

교육을 진행하면서 어려운 점이 있다면.
-수업을 하는 것보다 소통을 하는 부분에서 걱정이 제일 컸다. 처음에는 ‘장애인들은 이럴 거야’라는 막연한 걱정했던 것이 이제는 장애의 종류에 따라서, 개별적 사람에 따라서 접근 하면 될 것 같다고 생각한다. 비장애인들과 연극수업을 해봐도 청소년, 노인, 그리고 각자의 성격에 따라 접근하는 것이 다른 것처럼 하면 된다고 생각하니 어렵지 않게 되었다.

공연은 어떻게 진행되는가?
- 모두가 함께 정해서 공연을 진행한다. 공연에 익숙해지기 위한 교육과 공연을 위한 배우, 연출, 작가, 기획 등을 위한 교육을 하며 마지막에는 발표회를 한다.
30주차 정도 교육을 하는데 10주차 정도에 어떤 공연을 할 것인지, 공연의 내용부터 초대하는 관객까지 다 같이 정하면서 진행한다. 참여하는 장애인들이 굉장히 적극적이다. 그래서 진행하는 과정이 힘들지 않고, 오히려 놀라움의 연속이다. 예를 들어 시각장애인낭독공연이라고 하면 보통 시각장애인만 생각하고 공연을 구상하려고 할 텐데 비시각장애인이 볼 수도 있는 경우까지 고려하면서 내용을 구상한다. 물론 가끔 결정이 잘 되지 않을 때는 연출과 선생님들이 고려해서 정해지기도 하지만 정말 참여하려는 의지가 대단하다.

장애인의 문화욕구와 충족도가 어느 정도 인 것 같은가?
- 우리 극단의 창작 교육에 참여하시는 분들은 일단 관심이 있어서 오는 분들이다. 그러다 보니 참여하고, 보는 욕구들이 다 있는 분들이다. 욕구들이 뚜렷하게 있는데 그것을 적극적으로 찾아가서 하기엔 제약이 있으니 충족시키기엔 부족한 것 같다. 예를 들어 시각장애인들은 장애의 정도에 따라 다르긴 하겠지만 활동보조인이 없으면 혼자 다니기 어렵다. 이런 분들은 복지관이나 익숙한 곳이 아닌 이상 찾아가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그리고 장애인들의 문화욕구가 비장애인보다도 더 많다고 생각이 든다. 기본적으로 ‘나는 지금 몸이 이렇기 때문에 이런 것을 할 수 없어, 볼 수 없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계신다. 공연을 해도 ‘휠체어 들어갈 수 있어?’라는 질문이 제일 먼저인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근데 대학로에는 그런 시설이 잘 되어 있지 않다. 그래서 우리가 찾아갔을 때 ‘너무 잘 봤다. 감동적이다’라는 반응을 보인 것을 보고 장애인들이 평소 즐기고 싶었던 문화생활을 낯선 장소가 아닌 익숙한 곳에서 접하게 되면서 감회가 새로웠을 것 같다.
장애인들이 참여하고 싶은 마음이 있고, 예술계통으로 감각이 있어도 사실 시스템이 잘 되어 있지 않아서 하고 싶어도 도전하기도 어려운 여건이라 아쉽다.

 

교육 사업이 장애인들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 것 같은가?
-교육 사업을 통해 생활의 활력을 느낀다고 본다. 무용도 있고, 사진전이나 악기 공연도 있지만 연극이나 뮤지컬은 스토리를 다루는 거라서 자신들의 이야기를 풀어주고 들려주며 갈등이나 고민을 해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의 계획 및 포부에 대해 말해 달라.
-연극, 뮤지컬로 시작했던 공연이라는 주제로 묶여있는 단체이다 보니까 공연의 창작활동이 계속 이어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 우연찮은 계기로 예술문화교육에 발을 담그게 되면서 장애인, 노인, 청소년, 군부대에서도 교육을 한다. 문화예술교육의 콘텐츠를 개발하고 즐겁게 공연하고자 하는 그 정신들, 성의들을 계속 잘 이어나갈 수 있는 단체가 되고 싶다. 우리 극단에 있는 팀원들이 행복함을 느끼고 발전함을 느끼거나 했으면 한다. 그래야 앞으로 만날 관객과 팀원들에게 더 좋은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고, 그렇기에 발전할 수 있는 환경을 어떻게 만들어 낼까에 대해 계속 고민하고 있다. 계속 공부하면서 교육 사업이 끊어지지 않도록 고군분투하며, 콘텐츠를 개발도 할 것이다. 장애인들 사이에서 교육 사업에 다시 참여하고 싶다는 얘기가 나오는 만큼 그 마음이 변치 않게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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