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과 정책으로 정신장애인 지원할 것”

 

4월 4일 정신건강의 날을 기념해 경기도가 지난 1일 경기도문화의전당에서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1,500명의 경기도 정신장애인 당사자, 가족, 실무자가 함께하는 ‘2015 경기도 정신장애인과 가족의 회복을 위한 정신건강음악축제’(이하 정신건강음악축제)를 개최했다.
문화·예술 매체를 통해 정신장애인에 대한 편견해소와 정신건강의 중요성을 알리고, 당사자와 가족에게 소통과 화합의 장을 마련하기 위한 이 행사는 경기도가 주최하고 광역 및 31개 시·군 정신건강증진센터, 경기사회복귀시설협회가 공동 주관했다.
올해로 9회째를 맞이하는 정신건강음악축전은 음악을 통해 우울, 스트레스, 상처 등을 극복하고 서로 도우며 살아갈 수 있는 따뜻한 사회를 희망하는 회복캠페인이다.
이날 행사에서는 도내 정신장애인 당사자와 가족이 참여하여 자신의 회복 경험이 담겨있는 음악공연을 선보이고, 경기도지사와 함께하는 토크콘서트, 정신장애인 권리장전 선포 등 경기도 정신장애인 당사자와 가족의 회복을 위한 방안과 정책에 대해 함께 생각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었다.
음악공연은 노래, 연주 분야 공모전에서 선발된 5개 팀의 사연과 회복 퍼포먼스로 진행되며, ‘정신장애인의 회복과 정신건강 정책 이야기’ 라는 주제로 남 지사와 함께하는 토크콘서트가 열렸다.
도는 이번 행사를 정신장애인 당사자와 가족, 그리고 실무자들이 주도할 수 있도록 공모 등을 통해 프로그램을 선정했고 ‘함께 사는 세상, 따뜻하게 서로 도우며 살자’라는 슬로건 역시 공모로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행사는 1부와 2부로 나뉘어 진행되었다.
1부에서는 개그우먼 송은이의 진행으로 음악공연이 펼쳐졌다. 송 씨는 3년째 이 행사의 진행을 맡아오고 있다.
음악공연에 앞서 경기도정신건강증진센터 김현수 센터장은 개회사를 통해 “오늘은 특별한 날이다. 첫 번째 특별한 이유는 정말 오랜만에 31개 시군 회원 분들이 다 모인 축제라는 점이다. 두 번째 이유는 가족들이 함께했다는 것, 세 번째 이유는 남경필 경기도지사님과 원미정 경기도의회 보건복지위원장님이 함께 하시는 것”이라고 말하며 “마지막으로 오늘이 만우절이다. 이 행사에 깊이 감동 받은 남경필 지사님과 원미정 의원님이 정신장애인 모두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회복과 재활을 위한 특별한 기관을 선물하기로 하셨다. 비록 거짓말이어도 기분은 좋다. 회복과 재활을 위한 뜨거운 열기가 있는 행사가 되길 바란다.”고 전해 관객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이어 원미정 경기도의회 보건복지위원장은 축사에서 “오늘 축제를 개최하게 된 것을 축하드린다. 김현수 센터장님이 만우절이라고 거짓말을 하셨는데 거짓말이 되지 않도록 경기도와 의회가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오늘 슬로건이 ‘함께 사는 세상, 따듯하게 도우면서 살자’이다. 정신건강 관련 기관 종사자들이 열악한 가운데 많은 노력을 하고 계신다. 의회에서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
이항규 경기도정신장애인가족협회장은 가족대표로 축사했다. 이항규 대표는 “다른 질환과 달리 정신장애인은 사회편견과 낙인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부분의 가족들은 당사자보다 가족들이 더 힘들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가족이 아무리 힘들어도 당사자보다는 덜 힘들다고 생각한다.”며 “정신보건을 위해 힘쓰는 실무자 여러분이 행사 준비하느라 고생 많으셨다. 그럼에도 당부하고 싶은 것이 있다. 평가를 위한 프로그램, 행사를 위한 행사가 아닌 진심으로 당사자 입장에서 한번만 더 생각해서 아름답고 살맛나는 세상을 만들어 달라.”고 당부했다.
곧이어 가족과 당사자 등 5개 팀이 참여한 G-러브 & 회복레터 시간에는 사연과 회복을 담은 공연이 진행되었다.
이날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남경필 도지사와 정신장애인 당사자, 가족, 시설 종사자, 전문가 등이 함께 참여한 토크콘서트.
최성욱 아나운서, 경기도정신건강증진센터 김순영 팀장의 진행으로 남경필 지사와 함께 당사자 대표로 이성은 씨, 가족대표 이항규 씨, 실무자 대표 정해선 씨, 전문가 서동우 씨의 이야기를 통해 회복과 정책에 대한 다양한 의견과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시간이 되었다.

“치료하고 관리하면 정신질환 회복할 수 있어”
당사자 대표인 이성은 씨는 정신장애에 대한 사회의 편견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으로 자신의 사연을 나누었다. 흔히들 정신장애는 인격이 변하고 현실 판단이 안 되는 무서운 병이라고 생각하지만 정신질환은 마음의 감기와 같다는 것. 감기가 걸리면 휴식과 치료가 필요하듯, 정신질환도 적절한 치료와 휴식을 통해 회복할 수 있다고 이 씨는 강조했다.
이 씨는 20년 째 정신과 약물을 복용하고 있으며 치료를 잘 받아서 현재 노인전문병원에서 10년 째 일하고 있는 당당한 여성으로서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했다.
“정신장애인도 일 할 수 있고 이를 뒷받침해 줄 실무자들이 좀 더 많이 활동할 수 있다면  경기도의 발전에 많은 보탬이 될 수 있다. 우리가 바로 희망이다. 희망을 잃지 말자.”고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했다.
이에 대해 김순영 팀장은 “정신장애인의 직장생활 유지와 관련해 증상적인 부분도 중요하기 때문에 여러 가지 어려움에 대해 해결방안이 필요하고 반드시 전문적인 인력이 투입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경필 지사는 “재활과정에 있는 장애인 당사자 분들과 이를 뒷받침하는 종사자분들에게 감사드린다. 경기도에서 예산과 정책으로 열심히 뒷받침하겠다.”고 답했다.

“가족들의 어려움, 덜어주어야”
가족 대표 이항규 씨는 “아내가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데 99년 가을 발병해서 지금까지 약물치료를 하면서 재활하고 있다. 처음에는 아무것도 몰라 한약 먹고 침도 맞고 용하다는 무당을 찾아가 굿도 했는데 모두다 소용이 없었다. 정신장애인이 이용할 수 있는 기관이 있는지 몰랐다.”며 자신의 사연을 말했다.
이 씨는 “우연히 낯병원이 있다는 것을 알고 2년 정도 아내를 출퇴근 시켰다. 내 반쪽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재활에 매달렸다.”며 가족의 부담이 정말 컸음을 토로했다.
2013년 겨울부터 가족모임에 나가기 시작했다는 이 씨는 “정신보건예산이 삭감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사회복귀시설 등이 하루아침에 없어질까 걱정을 많이 했다. 가족들이 전문가도 아니지만 지속적으로 모임을 하게 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 씨는 “행정을 하는 분들이 정신장애인의 모임에 잘 안 오는데 남경필 도지사님 옆에서 이야기 할 수 있어서 좋다. 정신장애인들이 사회 구성원으로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많은 지지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도민의 정신건강위해 안정적인 예산 지원 필요”
안산시정신건강증진센터 정해선 부센터장은 “경기도내 정신건강증진센터는 정신장애인 및 가족 지원 뿐 아니라 우리 주변에서 언제 어디서 일어날지 모르는 재난이 발생하는 경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심리 지원 등 많은 일을 해 왔다. 경기도는 전국에서 처음으로 정신보건 사업을 시작한 곳이다. 다른 지역보다 선두에 서있고 실무자들이 타 직종과 비교할 수 없는 남다른 열정과 자부심으로 일하고 있다. 경험이 낳은 실무자들이 현장에 많이 남아 있어야 한다. 하지만 매년 예산 삭감과 고용불안으로 불안을 되풀이 하고 있는 실정이다.”며 현실적인 어려움을 호소했다. 또 “경기도민의 정신건강을 최고로 끌어올릴 수 있도록 서비스를 최대한으로 할 수 있도록 정신건강사업 조성과 안정적인 예산지원을 도지사님께 건의 드리고 싶다.”고 지원을 요청했다.
김순영 팀장은 “현재 한 센터당 평균 11명 정도 근무하는데 쏟아지는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 평균 5~60명 정도 사례 관리를 하고 있는데 한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남경필 지사는 “경기도는 여당과 야당이 힘을 합쳐서 일하고 있다. 예산을 확보하려면 도지사와 의회가 협의를 해야 한다. 담당 상임위원회인 보건복지위원회의 원미정 위원장님과 힘을 합쳐서 예산확보 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정신보건사업, 효과 높아 지속적 확대해야”
정신보건전문가 서동우 씨는 “20년 전 처음으로 경기도에서 정신보건사업이 시작되었는데 당시 IMF로 실업률이 치솟을 때 자살률도 40%이상 증가했다. 정신보건사업은 사회적 안전망으로서도 중요하다. 지난 해 사업 평가를 한 결과 정신장애인의 기능과 증상도 좋아지고 입원 기간, 횟수도 줄어들고 일해서 버는 소득이 증가하는 것들을 발견했다. 투입된 예산이 거의 회수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며 정신건강사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 “최근 IMF보다 더 힘들다. 자살률도 두 배 이상 늘어났다. 도내 치료가 필요한 분들이 많은데 대부분은 방치되어 있다. 사업 효과는 높은데 비해 사업비가 줄면서 어려움이 있다. 사업비가 줄면 인건비가 포함되어 있어서 일자리가 흔들린다. 사회복지를 전공한 남경필 지사님을 보면서 희망을 가져본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남 지사는 “정신장애인 여러분은 지금 치료받는 중이다. 치료 이후 직장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토크콘서트가 끝난 뒤 정신장애인 권리장전 선포 및 슬로건을 함께 외치며 이날 행사는 막을 내렸다.
도는 정신건강음악축제를 시작으로 제9회 정신건강연극제 ‘여보, 비 온다’를 19개 시군에서 순회공연 하는 등 G-mind 정신건강축전을 계속 진행할 계획이다.
4월 4일 정신건강의 날은 ‘4’라는 숫자가 액운이 따른다는 잘못된 편견을 교정함과 동시에 ‘모든 정신장애인은 항상 위험하다’라는 사회적 인식과 편견을 개선하기 위해 지정됐으며 G-mind (언제든G, 누구든G, 어디서든G, 무엇이든G)는 경기도 정신건강서비스의 브랜드다.

오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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