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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웹접근성 보장 않는 기업 ‘처벌’
장애인차별금지법 상 웹 접근성 보장 방안 세미나 열려
웹접근성 의무 준수 4년 유예기간 끝나, 4월 전면 시행
2013년 01월 28일 (월) 송하성 기자 gwnp@naver.com

장애인들이 인터넷을 마음대로 이용할 수 있도록 웹페이지 상의 차별 시정을 촉구하는 세미나가 열렸다.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산하 한국웹접근성인증평가원과 (주)블루그리드는 22일 이룸센터에서 ‘장애인차별금지법 상의 웹 접근성 보장 방안 세미나’를 열었다.
이번 세미나는 오는 4월 장애인차별금지및권리구제등에관한법률(이하 장차법)의 웹 접근성 준수 의무화를 앞두고 공공기관과 교육기관을 비롯한 모든 법인, 금융권 및 항공사 등에 인터넷 상의 장애인 차별을 시정하기 위한 교육 위주로 진행됐다.
이를 위해 각 기관의 법인 담당자와 웹 사이트 관리자 및 개발자, 기획 및 디자이너 등 웹 접근성 향상을 담당하는 관계자 200여명이 세미나에 참석했다.

세미나를 주최한 장총련의 김완배 상임대표는 “많은 기업에 가서 웹 접근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지만 대부분 개선의지가 없다”며 “장차법 상의 유예기간이 지난 뒤 오늘 많은 기업이 참석한 만큼 인터넷 상의 장애인 차별을 시정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진원 한국웹접근성인증평가원 팀장은 “웹 접근성 준수를 위해 한국형 웹 콘텐츠 접근성 지침 2.0에 따라 홈페이지를 제작 또는 개선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지체·시각·청각장애인들의 사용자 평가 없이 개선완료가 이뤄지고 있다”며 “홈페이지를 직접 운용하는 사람들이 사용자 평가의 중요성과 필요성, 그리고 누구를 위한 웹 접근성인지를 잘 생각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장애인은 인터넷 이용도 장애인?
이날 세미나에서는 웹 접근성 준수 현황을 알아보기 위한 금융권 웹 접근성 실태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웹 접근성 실태조사는 화면인식이 불가능해 스크린 리더(화면낭독프로그램)를 이용하는 시각장애인과 마우스 사용이 불가능해 키보드만 이용이 가능한 지체장애인이 ▲메인페이지 ‘공지사항 찾아 읽어보기’ ▲정보 확인 ‘CEO 이름’, ‘연혁’, ‘본점주소 찾아보기’ ▲게시판이용 ‘게시물 찾아 읽어보기’ ▲자료다운 ‘자료 다운로드 해보기’ 등 5개 과업을 수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조사 결과 실제로 장애인 접근이 가능했던 성공 과업은 58%로 나타났다. 메인페이지 접근성은 61%, 정보 확인 54%, 게시판이용 57%, 자료다운 55%, 정보검색 54% 등으로 성공률이 나타났다.
접근이 불가능했던 주요 사례로는 시각장애인의 경우 대체 텍스트 미제공, 반복영역 건너뛰기 미제공 등으로 인해 특히 어려움이 많았다. 가령 ‘공인인증서 로그인’이라는 메뉴가 텍스트(글자)가 아닌 그림으로 구현되다 보니 화면낭독프로그램이 이 메뉴를 읽지 못하고 결과적으로 시각장애인이 해당 메뉴를 찾지 못해 인터넷 뱅킹을 이용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지체장애인의 경우는 키보드만 이용하다보니 플래시 기능 과다로 인해 메뉴를 선택할 수 없고 또 플래시 기능이 없다해도 키보드로 모든 메뉴에 들어갈 수 없는 문제가 발생했다.
실제 시각장애인인 김진원 팀장은 “웹 사이트 이용에서 가장 듣기 싫은 말이 ‘설치를 원하면 여기를 클릭하라’는 것”이라며 “비장애인들은 ‘여기’를 보고 클릭할 수 있지만 시각장애인은 5분의 사용을 위해 몇 시간 동안 설치메뉴를 찾아다녀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팀장은 또 “장애인들이 인터넷 상에서 금융기관을 이용하는 데 치명적이고 심각한 문제들이 다수 발견됐다”며 “빠른 개선이 필요하고, 개선이 끝났다 해도 실제 사용하는 장애인들의 입장에서 사용이 가능한지를 파악해야 하는 만큼 개선 과정 전반에 장애인의 참여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웹접근성은 장애인 자립의 기본
웹사이트 제작 전문가인 심재호 블루그리드 웹접근성 연구소 팀장은 웹사이트 제작 및 관리에 있어 장애인 입장에서 생각하는 인식변화를 촉구했다.
심 팀장은 “웹 사이트 제작 담당자들은 비장애인의 경험만 갖고 마우스를 이용한, 시각에 중심된 웹 사이트를 만들게 된다”며 “그러나 시각장애인들은 눈이 아닌 소리로 세상을 듣고 지체장애인들은 마우스가 아닌 키보드만으로 웹사이트를 이용하기 때문에 사용방법에 큰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상훈 해운대장애인자립생활센터 팀장은 금융기관 인터넷 뱅킹을 이용하려다 거절당한 충격적인 현실에 대해 토로했다.
이 팀장은 “인터넷 뱅킹을 이용하기 위해 모 은행 지점에 갔다가 ‘잔존시력이 없는 시각장애인은 인터넷 뱅킹 이용 시 타인에게 의존하게 돼 개인정보가 유출될 우려가 있다’며 공인인증서 발급을 거절당했다”고 황당해했다.
이 팀장은 “해당 은행은 웹 접근성 인증을 통과한 은행이었는데 이런 터무니없는 이유로 장애인을 차별해 충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표면적으로는 웹 접근성이 확보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사용에서는 제한이 매우 많다는 것이 이 팀장의 지적이다.
이 팀장은 “대다수 기업들에게 웹 접근성은 법적 의무사항이기 때문에 하는 것에 불과하다”며 “실질적으로 웹 접근성이 준수되지 않는 현실에서 정보 소외계층이 금융 업무상 불이익을 당하는 일이 계속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 팀장은 또 “웹 접근성을 통한 장애인 정보접근 환경 구축은 장애인이 독자적인 생활을 가능토록 하는 기본 요소와도 같다”며 “웹 접근성 확보를 위한 기술적 연구와 방법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웹 접근성에 대한 비장애인들의 인식전환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모바일어플리케이션 접근성 지침에 대해 발표한 현준호 한국정보화진흥원 선임연구원은 “많은 사람들이 장애인들이 원하는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이 따로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다”며 “비장애인이 게임을 좋아하는 것처럼 장애인도 게임을 좋아하는데 다만 장애인도 사용하기 편리하게 만드는 것이 관건이다”고 말했다.
현 연구원은 또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할 때 장애인 사용자 평가를 수행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단순한 법 준수를 위해서 웹 접근성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인터넷 상의 모든 콘텐츠는 누구든지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인식이 가장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송하성 기자
 

미니인터뷰
“웹접근성 보장은 법적 의무”
   

장윤식 한국웹접근성인증평가원 대표

-웹접근성이 뭔가?
=웹 접근성이란 ‘장애인들이 웹을 사용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을 말한다. 특히 이러한 웹 접근성 준수는 장애인에게 가장 혜택이 많이 돌아가는 것이 사실이지만, 나아가 모든 사람이 정보통신 기기나 서비스를 손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리모콘, 전화, 자동문 등의 제품은 장애인과 노인들을 위해 개발됐지만 널리 보급되면서 모든 사람들이 편리하게 사용하고 있다.

-웹접근성 준수가 법적인 의무인가?
=웹접근성은 장차법에 명시된 장애인의 권리로 2008년부터 해마다 웹접근성 의무 준수 대사이 확대되어 왔다. 2009년에는 공공기관, 종합병원, 복지시설, 2010년은 공공도서관, 국공립박물관 등이 의무 준수 대상에 포함됐으며 2013년부터는 모든 법인과 공무원 전문훈련기관, 국공립 및 법인 어린이집, 사립유치원, 병원까지 적용된다.
웹접근성을 준수하지 않을 경우 그 차별이 악의적이라 인정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도록 했다.

-웹접근성을 준수하지 않은 기업이 고소된 사례가 있나?
=지난해 11월 장애인 10명이 대한항공, 서울도시철도공사 등 기업 4곳에 각 5천만원씩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단순히 장차법 상 의무 미이행에 따른 고소가 아니라 손해배상청구를 하는 민사소송이라는 것이 이번 소송의 의미이다.
장애인과 장총련은 1년여 전부터 웹접근성을 보장하지 않는 주요 기관에 공문을 보내 협조를 요청했으며 이들 중 특히 웹접근성이 보장되지 않는 4곳에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웹접근성이 보장되지 않아 장애인과 비장애인들의 정보 격차가 더욱 심화되고 있다. 각 기관과 기업들은 이러한 현실을 분명히 인식하고 개선의 의지를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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