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에 장애와 비장애의 경계는 없다

▲  제 2회 만화전 전시장 모습
지난 8월 25일부터 8월 31일까지 7일간 서울 역삼1문화센터에서 제2회 “장애차별 萬·畵·展”전국 순회전이 열렸다. 지난 해 3월 개최된 제 1회 장애차별 萬·畵·展에 이어 두 번째로 마련된 이번 전시회에는 장애인작가 6명, 비장애인 작가12명 등 총 18명의 작가들이 참여했다.


장애차별 만화전은 청각장애를 이유로 부당해고된 청강문화산업대학교 안태성 교수의 복직 소송과 장애인에 대한 우리 사회의 편견과 차별을 없애자는 목적을 가지고 시작되었기에 1회 전시회는 안태성 교수의 제자들을 중심으로 이루어졌지만 올해 전시회는 기획 단계부터 작가들을 직접 선정해서 섭외하는 과정을 거쳤다.


서울이 아닌 지방에 거주하는 작가와 장애인 등 그동안 예술분야에 있어 상대적으로 소외된 이들도 전시에 참여했는데 특히 이번 전시회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작품을 전시한 작가들도 있다. 이은애 씨와 조병찬 씨가 그 주인공으로 작가이자 시인을 꿈꾸는 이은애 씨는 발로 그림을 그리는 구족화가이고 뇌성마비 장애인인 조병찬 씨는 장애인 인권을 위해 발로 뛰는 활동가인데 이번 전시회를 통해 처음으로 작가로 데뷔하게 되었다고 한다. 1회 전시회가 참여하는데 의의를 두었다면 2회 전시회는 장애인의 인권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작품에 담아내려는 시도들이 있어 조금 더 내실있는 전시회가 되었다는 평가다.


한편 안태성 교수의 부인 이재순 씨는 안 교수의 복직 소송에 대해 “1심과 2심은 승소했고, 지난 해 7월 대법원에 청강대 측이 상고를 했는데 1년이 넘어가고 있는 시점에서도 아직 판결이 내려지지 않고 있다”며 속상함을 드러냈다. 이 씨는 “막상 장애로 인해 차별을 당하고 보니 ‘싸움’이라는 것이 꼭 법원과 학교, 교육부 앞에서만 싸우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남편과 저, 둘 다 그림을 전공했기에 이러한 전시를 통해 더 많은 대중들에게 이 사건을 알리고 장애에 대한 인식을 개선시키는 운동을 시작하게 되었다”고 전했다.


지난 8월 방학을 맞은 장애 학생을 대상으로 만화교실을 열기도 한 이 씨는 “참가 학생들의 반응이 정말 좋았다. 학생들을 데리고 온 어머니들이 아이들을 더 봐달라며 부탁을 하시길래 결국 9월에는 1주일에 한 회씩 만화 교실을 열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 씨는 “미술에 대해서는 어느 누구도 평가하지 못한다. 장애를 가지고 있든 그렇지 않든 감수성은 똑같이 지니고 있기 때문”이라며 “장애인들이 남다른 사고를 가질 수는 있지만 작품을 보고 감상하는데 장애인의 시각, 비장애인의 시각은 아무 의미가 없다”고 전했다. 서울을 시작으로 광주, 제주도, 경기도 등에서 진행되는 이번 전시회는 마지막 장소인 경기도에서 가장 큰 규모로 개최될 예정이다.


김순호 기자

▲ 장애인 작가 이은애 씨의 작품 「탈시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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